한솔수북에서 해방 전후의 10년을 다룬 어린이 역사책 <특종! 20세기한국사> 3권 ‘해방과 한국전쟁’을 출간했다. 어느 시대나 혼란과 갈등은 있지만, 해방 전후의 10년처럼 첨예하게 갈등한 적은 없었다. 해방 후 신탁통치로 인해 남과 북으로 나뉘고,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좌익과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우익의 충돌로 혼란 그 자체였고 이는 곧 한국전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매듭짓지 못한 이 시기의 문제는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특종! 20세기 한국사 3> ‘해방과 한국전쟁’은 이 시대의 이야기를 기사, 대담, 일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세심하게, 그러나 정확하고 들려준다.
주요 역사적 사건을 영화 포스터로 표현한 ‘역사 파노라마’에선 8·15 해방에서 신탁통치, 좌우 갈등, 제주4·3항쟁, 대한민국 정부수립, 김구 암살, 한국전쟁에 이르는 역사 사건들을 한눈에 알아보기 쉽게 정리한다. ‘특집-해방 후 천 일 동안’에선 해방 직후 주요 지도자인 김구·이승만·여운형·김일성을 둘러싸고 사분오열된 좌익과 우익이 무엇 때문에 대립했는지, 대립의 결과 한반도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아홉 가지 꼭지에 나눠 담았다. ‘스타 인터뷰’에서는 해방 직후 건국준비위원회를 조직해 치안과 행정 공백을 메우고, 통일된 임시정부를 세우기 위해 좌우합작 운동에 매진한 여운형을 찾아간다.
책의 절반은 한국전쟁에 할애했다. ‘20세기 핫 이슈-끝나지 않은 전쟁 6.25’에서는 서울 수복-평양 점령-중공군 참전-1.4후퇴-휴전 협정까지 ‘남과 북이 밀고 밀리며 톱질하듯 전개돼온 전쟁’(82p) 과정을 포인트별로 정리했다. 3년간 남진과 북진을 반복하다가 전쟁 이전의 대치선으로 돌아온 한국전쟁의 원인을 남·북·미·소 역사학자에게 묻기도 하고, 피난지 부산에 몰려든 사람들의 고단한 일상을 그린 ‘풍경과 사람-피난지 부산에서 보낸 하루’도 실었다. 10만 명의 피난민을 구한 한국의 쉰들러 현봉학, 팔만대장경을 폭격에서 지켜낸 김영환 4·3항쟁 때 초토화 작전을 거부해 해임당한 김익렬. 등 아픈 시대 속 따뜻함이 살아있었던 휴머니스트 이야기도 담았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잡지 형식을 빌어, 지난 역사를 어제 일어난 일처럼 현장감 있게 전한다는 점이다. 남북협상을 하러 북으로 가는 김구를 동행 취재한다거나, 흥남 철수 대작전에 종군 기자로 참여해 쓴 기사를 읽다 보면 그 당시의 역사가 마치 눈앞에서 펼쳐지는 듯 생생하다.
<특종! 20세기 한국사>는 5권으로 기획됐다. ‘일제 침략과 의병운동’을 다룬 1권, ‘일제 강점과 독립운동’을 다룬 2권이 이미 나왔으며, ‘해방과 한국전쟁’을 다룬 3권에 이어 곧 ‘산업화와 독재’를 다룬 4권, ‘민주화와 통일을 향한 노력’을 담은 5권이 발행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특종! 20세기 한국사>는 좁게는 국사 교육을 시작하는 초등 5학년들에게, 넓게는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 속에서 우리 근대사를 알려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