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과 열정, 그리고 도전정신만 있다면 누구에게나 창업의 기회가 제공된다. 지난 5월 문을 연 ‘콘텐츠코리아 랩(Content Korea Lab)’은 실험적 창작 공간을 제공하고 창업을 할 수 있도록 개인 창작자와 이를 통한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다섯시 삼십분 정상화(오른쪽)·천영진 공동대표가 모바일 게임 ‘렛츠 폴드(Let's Fold)’를 보여주고 있다.

신선한 발상의 전환, 콘텐츠산업을 움직인다

콘텐츠코리아 랩은 상상력이 창작으로, 창작이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공간과 프로그램, 인적 교류를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있는 사람에게는 다른 분야 전문가와의 융합과 협업을 위한 교류를 지원하고 사업을 위한 기획안이 있는 사람에게는 창업 성공을 위한 멘토링 등 제작지원이 이뤄진다.

현재까지 다섯시삼십분, 크리스피, 코드(CO.DE), 직토(ZIKTO), 부루다콘서트 등 총 25개 초기창업기업을 선발했다. 선발 기업에는 멘토링, 제작비 지원, 회계, 홍보, 네트워킹과 입주공간 연계 지원 등이 이뤄지고 있다.

정상화 다섯시삼십분 대표가 ‘렛츠 폴드’게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기획 기업 ‘크리스피’는 놀이기구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과 캐릭터, 모바일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다발적으로 기획하고 있으며, 최근 6억 원의 엔젤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다. 또 자세 교정을 위한 웨어러블 기기를 개발하는 ‘직토(ZIKTO)’는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인 킥스타터(Kickstarter)에 등록해 목표액인 10만달러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창작자들의 패기있는 도전, 콘텐츠 창업 

종이접기 모바일 게임 ‘렛츠 폴드(Let's Fold)’의 제작사인 ‘다섯시삼십분’은 콘텐츠코리아랩의 지원을 통해 성장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창업·초기창업) 기업이다. 네이버 모바일 게임 베타존에 입점해 1만5000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구글 플레이에 150만 다운로드를 달성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콘텐츠코리아랩 창업발전소 스타트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다섯시삼십분은 종이접기를 모바일 터치 디바이스에 최적화시킨 게임 ‘렛츠 폴드(Let's Fold)’를 런칭했다.

모바일에서 가상의 종이를 접는다는 기발한 상상은 어떻게 하게 됐을까. 정상화 다섯시삼십분 대표는 ‘렛츠 폴드’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어렸을 때 많이들 했던 추억의 종이접기를 모바일 게임에 접목시켰죠. 최근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손편지, 종이접기 등 아날로그 감성이 많이 사라졌잖아요. 손가락 터치를 통해 가상의 종이를 접는 게임에 아날로그 향수를 불러일으킨다는 반응이 많아요. 미국·유럽 등 서양권에서는 종이접기가 동양의 문화로 인식돼 ‘독특함’으로 어필할 수 있었죠.”

종이접기 게임 앱 ‘렛츠 폴드’의 게임방식은 화면에 특정 모양이 그려있는 색종이를 띄우고 손가락 터치로 완성품을 만들어 나간다. 사용자가 여우·팬더 등 동물의 여러 가지 모양을 접어 맞추는 형식이다. 초반에는 쉽게 접어 완성할 수 있지만 단계가 지날수록 어려워진다. 정해진 횟수 안에 완성하게 해야 하며 접기를 완료하면 동물 캐릭터를 얻게 된다.

다섯시 삼십분에서 개발한 ‘렛츠 폴드(Let's Fold)’. 모바일에서 가상의 종이를 접는 게임이다.

회사 이름이 ‘다섯시 삼십분’인 이유는

다섯시 삼십분 정상화(38)·천영진(31) 공동대표는 게임업체에 근무하다 ‘콘텐츠시장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자’는 목표 아래 의기투합해 ‘다섯시 삼십분’이란 모바일 게임업체를 꾸리게 됐다.

“스타트업 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효율성을 높여 일하는 업무구조를 만들어야 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회사 이름도 ‘다섯시 삼십분’이죠. 저녁 6시 퇴근 문화에서 30분만 일찍 업무를 마무리 해 여유를 가져도 생산성과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여겼어요.” 

창업 초창기 때는 사업 활로 개척이 쉽지만은 않았다. 2012년 당시에는 사무실 낼 공간이 없어 작은 자취방에서 일을 해야만 했다. 그러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되면서 창업에 필요한 홍보 제작·멘토링·입주공간 연계지원 등을 통해 지금은 판교 테크노벨리 공공지원센터 8층에 둥지를 틀게 됐다.

다섯시 삼십분 사무실 아래층인 7층에는 ‘경기 콘텐츠코리아랩’이 설치·운영되고 있어 업무와 관련된 회의나 홍보제작물을 만들 때 이 곳을 찾아 장비를 활용한다.

“창업이라고 하면 일단 실패할까봐 두려워하잖아요. 창업자들 대부분 밑천도 부족해서 함부로 발을 내딜 엄두를 못내는 거죠. 5년 전만 해도 이렇게 콘텐츠 창업 지원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정부에서 교육·멘토링·사업 홍보 등 다양하게 지원을 해주어 콘텐츠 창업자들이 보다 수월한 환경에서 창업을 할 수 있죠.” 

지난 3월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인 SXSW에서 다섯시삼십분 관계자가 해외 관계자들에게 모바일 게임 ‘렛츠 폴드’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음악·영화·첨단기술 분야의 최신 이슈를 한자리에서 선보이는 세계 최대 창조산업 페스티벌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 다섯시삼십분을 포함해 국내 스타트업 10곳이 참가해 세계시장 진출 가능성을 확인했다. 워너브라더스 관계자로부터 자사 캐릭터인 배트맨과 슈퍼맨을 종이접기 캐릭터로 만들고 싶다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신선한 발상의 전환, 콘텐츠 산업의 동력

다섯시 삼십분은 내년 상반기 안으로 ‘렛츠폴드’의 확장형인 ‘렛츠폴드 월드’를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게임 유저가 종이접기 문제를 내고 상대편이 맞혀 대결을 펼치는 소셜 방식이 가미됐다. 자신이 만든 문제를 친구들에게 풀어보라고 SNS를 통해 공유할 수도 있다. 전세계 사용자들 누구나 종이접기 문제를 만들어 업로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다섯시 삼십분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 콘텐츠가 해외로 당당하게 진출해 성과를 거두는 것이다. 국내 유저들 뿐만 아니라 해외 유저들을 공략해 콘텐츠의 ‘글로벌 라이징’을 꿈꾸고 있다.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스타트업 기업 등 창업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콘텐츠 생태계가 잘 조성된다면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도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언제 어디서든 모두가 함께 즐기고 나누는 문화, 정당하게 콘텐츠를 사고 즐기는 문화를 만들다 보면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다섯시 삼십분 정상화(왼쪽에서 두번째)·천영진(세번째) 공동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렛츠 폴드’를 선보이고 있다.

현재 콘텐츠코리아 랩은 서울, 경기 2곳에 개소해 운영되고 있으며 올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 부산·대구·인천 등 3곳에 추가로 개소한다. 또 내년도에는 지역 콘텐츠코리아 랩을 추가로 2개소를 선정하여 총 7개소가 운영될 예정이다.

문체부는 현재 지원중인 예비창업팀이 성공적인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내년에는 지원 팀을 2배 정도 확대해 보다 많은 창업·창작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의 창조경제와 경제혁신의 기반이자 주요 성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콘텐츠코리아 랩. 창작자들의 제작과 창업 등을 적극 지원하는 이같은 문화조성을 통해 콘텐츠 산업이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동력으로 자리잡길 기대한다. 

차지선 기자(khca888@naver.com)